Page 34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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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石과 같은 무심인無心人이 되어서, 우치둔올愚癡鈍兀함과 같아 승해

                勝解를 내지 않는다. 양래養來하고 양거養去하여 생사를 관하되 심히
                무사한가無事閑暇로움과 같아 문득 조주趙州, 남전南泉과 덕산德山, 임

                제臨濟와 더불어 동일한 견지見地에 서게 되니, 간절히 스스로 보임保
                任하여 이 무생무위無生無爲의 대안락한 경지에 단거端居하느니라.



                현대어역  [평등하고 한가하게 지내되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마음

                가운데 어떠한 것도 남아 있지 않아서 당장 그 자리에서 나무나 돌처
                럼 무심한 사람과 같아야 하며, 바보나 멍청한 사람과 같아야 한다.

                뛰어난 견해의 마음을 내는 일 없이 잘 양육해 나가야 한다. 삶과
                죽음을 보되 극히 한가한 사람과 같이한다면 바로 조주나 남전, 덕

                산이나 임제와 보는 자리가 같게 될 것이다. 간절히 스스로 보임하여
                태어나는 일도 없고 인위적 닦음도 없는 크게 안락한 경지에서 평온

                하게 지내야 한다.


             [해설]  수행과 깨달음의 가장 큰 적은 생각이고, 견해이고, 언어이고,
             문자이다. 그래서 원오스님은 이런저런 앎과 이해는 물론 청정한 생각

             이나 성스러운 이해까지 내려놓는 철저함을 요구한다. 나아가 철저한
             내려놓음에 도달했다면 그것이 하루 24시간 끊어짐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용문은 이러한 가르침의 일환이다. 여기에서는 평
             등하고 한가하여 마음에 남은 찌꺼기가 없는 경계를 제시한다. 이 무심

             경계에 거주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서조차 바보같이, 멍청이같이, 아무
             할 일 없는 사람같이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법문을 받아 성철스님

             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7장 보임무심 ·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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