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0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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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참선하는 사람들은 고요한 선정 중에 환희하는 자리를 얻
               는다. 그것은 분잡한 번뇌가 잠시 멈추어 지혜의 빛이 조금 드러난

               일로서 궁극의 깨달음이라 할 수 없다. 제8식의 밭에 무명의 뿌리
               가 아직 남아 있어 돌을 가지고 풀을 눌렀다 해도 돌을 치우면 다
               시 무성하게 되는 것과 같다. 경계해야 한다.              201



               대체로 이것은 전통 교학에서 말하는 10지 초지인 환희지歡喜地에

            대한 논의로 이해된다. 이 논의를 보면 보살이 10지의 초지를 증득하
            면 환희, 믿음, 청정, 기쁨, 유연, 수용의 마음이 넘치고, 투쟁과 번뇌와

            분노를 싫어하게 된다.         202  다만 여전히 환희를 수용하는 주체의 뿌리가
            남아 있으므로 아직 궁극의 자리가 아니다.

               다음으로 ⑥과 같이 ‘출진出塵한’이라는 문구를 더해 설명식 번역을
            하였다. 할 일을 마친 스님(了事衲僧)은 구경각을 성취한 선사를 가리킨

            다. 모든 번뇌를 벗어났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출진出塵’이라는 수
            식어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이 납승衲僧을 단순히 스님을 뜻하

            는 말로 이해할까 우려하여 수식어를 덧붙여 그 궁극의 차원을 강조한
            것이다.




               【7-12】  直似大死底人하야 絕氣息然後에 甦醒하면 始知廓同太
               ①[虛]하야 方到脚踏實地니라 深證此事하야 ②[明得徹, 信得及,]
               等閑蕩蕩地하야 百不知百不會하나니 纔至築著하면 便轉轆轆이





                『
             201   宗範』(X65, p.306c), “大凡參禪人, 於靜定中, 得箇歡喜處, 乃塵勞暫息, 慧光少
                現, 未爲究竟. 八識田中無明根本尙在, 喻如石壓草, 去石再青矣, 戒之.”
                『
             202   十住經』(T10, p.500b), “諸佛子, 菩薩摩訶薩住是歡喜地, 多喜多信多清淨多踊悅
                多調柔多堪受, 不好鬪諍, 不好惱亂衆生, 不好瞋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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