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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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송장과 같다는 말은 인용문의 크게 죽은 사람(大死底人)이라는
단어를 옮긴 말이지만 표현이 극단적이다. 생각의 흔적조차 사라진 무
심경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극단적 표현을 아끼지 않은 것이
다. 제8아뢰야 근본무명까지 완전히 끊고, 나아가 10지와 등각마저 완
전히 초월한 과량인過量人 208 을 기약하는 성철스님의 법문은 이렇게 철
저하다.
【7-13】 直截根源하야 更無依倚하고 脫却知見解礙하며 不拘淨
①染[穢]二邊하야 超證無上眞宗하야 履踐無爲無作이니라
선문정로 심성의 근원을 직절直截하여 다시는 의의依倚가 없고, 지견知
見과 해애解礙를 탈각脫却하여 정예2변淨穢二邊에 구애拘礙되지 않아
서 무상無上의 진종眞宗을 초증超證하여 무위무작無爲無作을 이천履踐
한다.
현대어역 마음과 성품의 근원에 곧바로 도달하여 다시 기댈 바가 없
다. 앎과 견해, 이해 등의 걸림에서 벗어나 청정함과 더러움의 이원
분별에 묶이지 않는다. 위 없는 진정한 종취를 단번에 깨달아 하는
일 없고(無爲) 짓는 일 없는(無作) 길을 걷는다.
[해설] 수행자 유선인有禪人에게 주는 법문이다. 이 법문에서 원오스
님은 바른 깨달음은 마음이 일어나느냐(生心), 마음을 쉬느냐(息心)에 달
려 있다고 일도양단한다. 마음만 쉬면 모든 인연에 걸릴 일이 없게 되
208 퇴옹성철(2015), p.165.
제7장 보임무심 ·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