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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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움직인다는 뜻에는 변화가 없다

               ⑤에서는 ‘득실시비得失是非’에서 ‘시비是非’를 생략하였다. 번역문에는
            ‘시비득실是非得失’로 표현되어 있으므로 단순 탈락에 속하며 복원되어

            야 한다.
               ⑥에서는 ‘시是’ 자를 생략하였다. 뜻에는 차이가 없다.

               번역문 ⑧에서는 ‘제대로 된 사람’이라는 뜻을 갖는 개인箇人을 ‘과량
            대인過量大人’으로 설명식 번역을 하였다. 그 뜻을 분명히 드러내고자 한

            경우에 속한다. ‘과량대인過量大人’은 이원적 분별 사유의 틀을 벗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틀을 벗어났다는 의미에서 출격장부出格丈夫,

            분별 사유가 아예 없다는 의미에서 몰량대인沒量大人으로도 표현한다.
            어느 경우나 스스로 견성하여 본래 지혜에 굳건히 발 디딘 사람을 가리

            킨 말이다. 원오스님도 이 법문의 바로 앞부분에서 몰량대인이라는 말
            을 쓴 적이 있다. 평상심으로 불리는 무심경계는 생각이 일어난 뒤 잠

            재우는 방식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자리이다. 그러므로 몰량대인도 이
            것을 자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기진맥진하여 머릿속이 텅 빌

            때까지 거듭 탁마하여 생각의 잔재를 끊어내는 것이 진정한 수행이다.
            성철스님은 원오스님의 이러한 철저함에 십분 공감하는 입장에 있었다.



               바로 깨친 사람이면 죽은 송장처럼 온갖 망상이 다 떨어진 무심경
               계가 된다. 또한 그런 무심경계마저 머물지 않고 초연히 벗어난다.
               죽은 송장처럼 철저한 무심경계, 그런 깊은 경지에서 눈을 떠 확연

               히 깨치는 것이 견성이다.        207







             207   퇴옹성철(2015),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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