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8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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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닦아 나아가다 보면 문득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가

            볍고 편안한 자리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세상의 만 가지 현상이
            허공의 꽃처럼 잡을 수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이것을 본래면목이 나타

            났다고 하고, 본지풍광이 드러났다고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여 깨달음
            과 증득이 따로 있다면 그것은 사이비 반야(相似般若)라서 구경의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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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이 아니라고 규정 된다.
               성철스님은 선종에서의 견성은 증오, 즉 원증 이외의 다른 것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는 입장이다. 돈오견성이 곧 구경원각이라는 돈오원각
            론의 종지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므로 성철스님이 말하는 깨달음 이후

            의 수행은 일반적 수행과는 다르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일반적으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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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하는 유위적 수행(有爲行)이 아니다.
               여기에서 ①과 같이 ‘닦아 나아가다 보면(煉磨將去)’이 생략되었다. 깨
            달은 뒤에도 수행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구절이므로 이

            를 생략하여 그러한 이해의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오후수행, 오후보임, 장양성태라는 것이 유위적 수행이 아니라 자성을

            원만히 증득해 더 이상 할 일이 없는 한가한 도인의 자재무애한 삼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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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해탈” 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 것이다.


               【7-15】  南岳이 云修證卽不無나 汚染①[染汚]卽不得이라하니 卽

               此不汚染之修는 可謂圓修니 還著得箇修②麼字아 卽此不汚染之

               證이 可謂圓證이니 還著得箇證字麼아 如此則終日修而無修하야



                『
             212   佛果克勤禪師心要』(X69, p.479b), “於無得而得, 得亦非得, 乃眞得也. 若不如是,
                便落有證有得相似般若中, 却不究竟也.”
             213   퇴옹성철(2015), p.168 참조.
             214   퇴옹성철(2015), pp.16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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