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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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9지, 10지, 등각조차 유위와 무위의 두 축을 오가는 유심의 차
원에 오염되어 있다. 성철스님은 유심의 오염이 없는 무심의 실천이라
야 보임이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문장을 인용하였다.
“남악스님이 말씀하신 수증修證은 10지와 등각을 넘어 원증한 사람의
수증으로서 무작無作, 무위無爲, 무수無修의 자재행임을 알 수 있다.” 215
는 말이 가리키는 바가 그것이다.
①에서 ‘염오染汚’를 ‘오염汚染’으로 바꾸었다. 뜻은 달라지지 않으며 익
숙한 단어를 택한 것이다.
②의 ‘수마자修麼字’는 ‘수자마修字麼’의 오류이다. ‘마麼’는 문장의 끝에
붙어서 의문문을 만드는 조사이다. 1981년 초판본에 바로 되어 있던
것이 1993년에 가로쓰기로 조판하면서 글자의 순서가 바뀌는 오류가
일어났고, 이것이 2015년 본까지 이어진 것이다. 초판본에 따라 바로잡
아야 한다.
③과 같이 ‘개皆’ 자를 추가하여 ‘개실皆悉’로 만들었다. 원문의 ‘실悉’이
나 글자를 추가한 ‘개실皆悉’이나 뜻의 차이는 없다. ‘모두’를 뜻하는 글자
가 두 번 중복되었으므로 의미의 강조가 일어났다는 것은 분명하다.
④의 ‘~일 뿐’, ‘~일 따름’이라는 뜻의 ‘이耳’ 자가 생략되었다. 앞에 동
일한 뜻을 갖는 ‘다만(但)’이 있으므로 ‘단지 ~일 따름’이라는 의미는 전
달된다. 그런데 번역문에는 ‘다만 수증修證에 착著하지 않을 뿐[耳]이다’
로 ‘이耳’를 번역하고 있다. 복원되어야 한다.
⑤의 ‘행行’ 자가 생략되었다. 이로 인해 ‘9지도 여전히 무공용을 실천
한다(無功用行)’는 원문이 ‘9지도 오히려 무공용無功用’이라 번역되어 뜻에
약간의 차이가 일어난다. 8지 이후는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수행이 되
215 퇴옹성철(2015), p.172.
제7장 보임무심 · 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