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7 - 정독 선문정로
P. 367

세망상이 남아 있으므로 아직 환자이다. 병이 완전히 나아 더 이상
                약이 필요 없는 것이 견성이라 했으니, 견성이란 10지와 등각을 초

                월한 것임이 분명하다.        216



                성철스님은 3현10성의 교가지위설을 선문禪門에 적용하는 일에 반대
             한다. 무엇보다도 8지, 9지, 10지, 등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일

             에 반대한다. 아뢰야식의 미세망상이 남아 있는 한 이들 역시 환자라
             는 점에서 중생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이므로 성철선은

             머무는 바 없는 끝없는 수행을 강조하게 된다. 성철스님이 말하는 궁극
             의 깨달음에 도달한 뒤라야 비로소 그 수행이 완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용문은 원문에 표시한 바와 같이 허다한 생략을 안고 있는 축약
             문에 가깝다. 우선 ①과 같이 긴 문장이 생략되었다. 모든 사람들은 오

             염될 수 없는 본성으로서의 본지풍광을 갖추고 있다. 이것을 바로 보
             지 못하는 것은 망념을 일으키는 분별의 구름 때문이다. 이 문장은 이

             러한 상황을 지적하고 그 해소책으로 원래 갖춰진 이 마음을 돌이켜
             비춰보는 길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자리에서

             이 마음을 밝게 깨달아야 한다는 강조가 행해진다. 그런 뒤에 ①과 같
             이 이 마음을 밝게 깨달아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설하는 긴 문장이

             이어지는데 이를 생략한 것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물며 이 마음이 모든 세간과 출세간의 현상들을 생겨나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오랜 시간 가슴에 새겨져 있는 것으로서
                홀로 멀찍이 벗어나 있는 동시에 펄떡펄떡 살아 있는 것입니다. 다





              216   퇴옹성철(2015), p.176.



                                                             제7장 보임무심 · 367
   362   363   364   365   366   367   368   369   370   371   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