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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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손잡고 함께 움직이게 될 것이며, 조사들과 깨달음과 활용
                이 동일하게 될 것이다.        217



                주체와 대상의 이원 분별이 완전히 사라져 실상의 왜곡이 없는 대원

             경지의 차원에 대한 묘사이다. 원오스님에게 있어서 이 말은 물아일여
             物我一如, 내외일여內外一如, 전심즉불全心卽佛, 허응징적虛凝澄寂, 허령적

             조虛靈寂照, 내외통연內外洞然 등과 같은 말이다. 그런데 성철스님은 여기
             에서 허령적조와 내외통연만 취하고 견분과 상분의 완전한 소멸을 말

             하는 전체 구절을 생략하였다. 성철스님은 유식에 기대어 무심의 심천
             과 고하를 설명하는 입장에 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의 생략은 뜻밖이

             다. 다만 ‘안으로는 자기의 견해를 잊고 밖으로는 털끝만 한 번뇌까지
             끊는다(內忘己見, 外絕纖塵)’는 말이 애써 닦는 수행을 뜻하는 말로 이해

             될 여지가 있으므로 이를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수행할 것이 남아 있
             다면 대원경지라 할 수 없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③과 같이 긴 문장이 생략되었다. 현대어 번역에 보인 것처
             럼 대광명, 본지풍광, 마음, 근원, 근본, 본성 등으로 불리는 불성에 대

             한 설명이다. 이 대광명은 만사만물의 근원이지만 모든 것을 초월해 있
             다. 만약 이것을 철저하게 믿을 수만 있다면 단번에 모든 것을 깨닫게

             되리라는 가르침이다. 본지풍광을 묘사한 이 구절을 생략한 것은 믿는
             차원을 깨달음으로 인정하는 일이 있을까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

             히 ‘만약 이러한 바탕으로서의 땅을 완전히 믿게 된다면(苟信得此一片田地
             及)’이라는 구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완전한 믿음은





                 『
              217   圓悟佛果禪師語錄』(T47, p.745b), “若能內忘己見, 外了法空, 內外一如, 虛凝澄
                 寂, 則全心卽佛, 全佛卽心. 與諸佛把手共行, 與祖師同得同用.”



                                                            제7장 보임무심 ·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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