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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어역 만약 보살의 지위가 끝나면 방편이 모두 갖추어지게 된다.
한 생각에 상응하여 마음의 최초 일어남을 깨달아 마음에 최초의 모
양이라 할 것조차 없다. 미세한 생각을 멀리 벗어났으므로 마음의
본성을 보게 된다. 마음이 항상 유지되므로 구경각이라 부른다.
[해설] 『대승기신론』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이에 의하면 깨달음에는
유사 깨달음인 상사각, 부분적 깨달음인 수분각, 궁극적 깨달음인 구경
각이 있다. 성문 아라한이나 10주 초주의 초발심 보살은 거친 분별과
집착을 내려놓는 상사각을 성취한다. 10주, 10행, 10회향, 10지를 거
치는 동안 부분적 깨달음인 수분각을 성취하며, 다시 등각을 거쳐 구
경각에 이른다. 이 인용문은 구경각에 대한 설명이다. 보살의 지위가
끝난다는 것은 보살의 지위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성철스님은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등각의 금강유정을 지난다고 설명식 번역을 하였다.
미세분별이란 무명업상, 능견상, 경계상의 세 가지 미세한 망상을 가
리킨다. 이것이 영원히 소멸하면 마음의 뿌리인 본래 성품이 항상 현전
하게 된다. 마음의 최초 일어남을 깨닫는다고 했는데, 그것은 상식적
차원에서 이해를 돕기 위한 표현이다. 애초에 마음이라 할 것이 없는데
최초의 일어남이라는 모양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세한 망념을 멀리 벗어나 ‘심성을 보는 일(得見心性)’을 구경
각으로 정의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인용되었다. 성철스님은 『대승기
신론』의 권위를 특히 강조하면서 ‘견성=구경각’이 불교의 정설임을 보여
주고자 한다.
마명보살은 불교의 총론이라 할 『기신론』에서 “10지보살을 지나 등
각의 금강유정에서 6추는 물론 3세의 미세한 망념까지 완전히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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