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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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없는,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지만 한정할 수 없는 광대하고
               순수한 공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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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산스님과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간화

            선이 아닌 다른 수행의 결과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켄 윌버도 간화선
            을 수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체험과 표현이 크게 불이론의 범주

            에 속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오매일여는 체험의 문제이다. 스스로 깨
            달음과 비슷한 체험을 했을 때, 그에 대한 점검 없이 소견을 마구 피력

            하는 일의 위험성은 수행을 해 본 입장이라면 십분 동감할 것이다. 성
            철스님의 오매일여는 이에 대한 자기 점검의 기준으로 제시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철스님의 안목의 고저는 『선문정로』 자체의 논리적 정
            합성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수행과 깨달음의 체험으로 가려져야

            한다.






               3. 문장 인용의 특징





               【8-1】  ①[更]有一般②[便說]昭昭靈靈한 靈臺智性하야 能見能

               聞하야 向五蘊身田裏하야 作主宰하나니 恁麼爲善知識하면 大賺
               人이니라 ③[知麼] 我今問汝하노니 ④[汝]若認昭昭靈靈하야 爲⑤

               [是]汝眞實이면 爲甚⑥[什]麼하야 瞌睡時엔 又不成昭昭靈靈고 若
               瞌睡時에 不是면 ⑦[爲什麼有昭昭時 汝還會麼.] ⑧[這]箇는 ⑨[喚




             227   켄 윌버(2010), 『켄 윌버의 일기』, 서울, 학지사,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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