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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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認賊爲子니 是生死根本이며 妄想緣起⑩[氣]니라
선문정로 일반一般으로 소소영영昭昭靈靈한 영대靈臺의 지성智性이 있
어서, 능히 보며 능히 듣고 오온五蘊의 신전身田 속에서 주재主宰를 짓
나니 이렇게 하여 선지식이라 한다면 크게 사람을 속임이다. 만약에
소소영영을 인득認得하여 너의 진실을 삼는다면 갑수瞌睡할 시에는
어째서 소소영영이 없어지는가. 만약 갑수할 때에 없어지면 이것은
도적을 오인하여 자식으로 삼는 것과 같으니, 이는 생사의 근본이며
망상의 연기緣起이다.
현대어역 [또] 한편에서는 밝고 신령스러운 마음속 지혜의 성품이 보
고 듣는 주체로서 오온으로 이루어진 몸의 터전에서 주재한다[고 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면서 선지식이라 한다면 크게 남을 속이
는 일이다. [알겠는가?] 여러분에게 물어보자. [여러분이] 만약 밝고
신령스러움을 여러분의 진정한 실체라고 인정한다면 왜 졸거나 잠
잘 때는 밝고 신령스럽게 되지 못하는가? 만약 졸거나 잠잘 때는 실
체가 아니라면 [어째서 밝고 신령스러울 때는 여러분은 또 알게 되는
가?] 이것을 가리켜 도적을 아들로 여긴다[고 말하]는 것으로서 생사
의 뿌리이며 망상이 일어나는 기미이다.
[해설] 현사스님은 우리들이 도를 구하는 상황이 큰 물속에 잠겨 있
으면서 손을 내밀어 물을 달라고 애걸하는 상황과 같다고 지적한다. 그
러면서 이런저런 가짜 깨달음과 가짜 가르침의 현장을 예로 든다. 그에
의하면 경전의 말을 기억해서 아는 소리를 하다가 어려운 질문을 받으
면 아무 대답도 못하는 경우, 높은 법상에 앉아 선지식을 자처하면서
제8장 오매일여 · 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