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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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짐(正念)을 수행하는 방편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성철

             스님은 오매일여를 투과해야 한다는 표현을 한다. 그것이 궁극의 도달
             처에 도달하기 위해 투과해야 할 필수 관문이라는 뜻이다. 결코 도달해

             야 할 목적지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성철스님은 오매일여에서 말하는 일여, 즉 한결같음이 소소영영함을

             가리킨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이 문장을 인용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평
             상시와 숙면시에 소소영영함이 여일하지 않으면 깨달음에 들어갈 수 없

             다는 주장을 전개한다. 같은 차원에서 “여하히 대오大悟하고 지견知見이
             고명高明한 것 같아도, 실지경계實地境界에 있어서 숙면시熟眠時에 여전

             히 암흑하면 이는 망식妄識의 변동變動이요 실오實悟는 아니라는 것”                         230
             이다.

                이러한 해석은 현사스님의 설법 취지와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⑦의
             문단 생략으로 인한 것이다. ‘왜 소소영영할 때가 있어 그대가 또 알게

             되는가(爲什麼有昭昭時, 汝還會麼)’의 11자가 그것이다. 이것을 누락시키면
             전체 문맥이 소소영영한 주체를 부정하는 쪽에서 긍정하는 쪽으로 바

             뀌게 된다. 현사스님은 소소영영함이 깨어 있을 때는 있다가 잠을 잘
             때는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어두움에 상대되는 밝음을 세우는 일이므

             로 망상의 시작이라 보았다. 이에 비해 성철스님은 위 11자를 생략함으
             로써 잠을 잘 때 그것이 없다면 수행의 불철저함에 대한 증명이 된다고

             해석한다.
                이것이 문제가 될까? 원래 소소영영은 『능엄경』 등의 경전 해석                        231

             에 자주 쓰인 용어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집착, 혹은 실체로 오인하


              230  퇴옹성철(2015), p.182.
                 『
              231   楞嚴經疏解蒙鈔』(X13, p.566a), “阿難此時, 尙未捨緣心, 認有昭昭靈靈一物, 現
                 在目前, 喚作本性, 墮鬼窟中活計者哉.”



                                                            제8장 오매일여 ·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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