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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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는 ‘진여자성이 곧(卽) 현현하나니’, ③은 ‘견성이라 하지(云) 않는다’로
번역되어 원문의 글자가 적용되어 있다. 식자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 탈
자로서 복원해야 한다. 참고로 1981년 초판본에는 ①의 ‘허虛’ 자가 발
견된다. 1993년에 가로쓰기로 바꾸면서 일어난 입력의 오류임이 확인
된다.
【1-7】 佛地는 無念이니라
선문정로 불지佛地는 ①미세념까지 영진永盡한 무념이다.
현대어역 부처의 지위는 무념이다.
[해설] 『대승기신론소』의 문장이다. 10주, 10행, 10회향의 3현위에서
분별집착을 끊고, 초지에서 제8지 법신위法身位에 이르기까지 근본심에
의지하는 마음을 멸진하며, 금강유정의 등각위에서 근본심을 멸진한
다. 근본심은 제8식이다. 이것을 멸진한다는 것은 미세한 생각을 멀리
벗어난다는 뜻이다. 등각에서 미세망상이 끊어져 무념인 묘각으로 진입
한다는 『기신론』의 설이다. 성철스님은 보조스님의 10신초 견성설을 비
판하기 위해 이것을 인용하였다.
보조스님은 10지는커녕 10신초十信初를 견성이라 하였다. 부산에
서 서울 가는 길로 치자면 고불고조께선 남대문을 통과해야 견성
이라 하셨는데, 보조스님은 출발점인 부산에서 견성한다 하였으니
불조의 말씀과 너무도 어긋난다. 14
14 퇴옹성철(2015), p.29.
제1장 견성즉불 ·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