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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제8지 이상 멸진정의 큰 죽음(大死)은 아니었지만 이 단계에서도 깊
게 깨달으면 정각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성철스님에 의하
면 숙면시에 항일한 오매일여를 투과하지 않고는 견성이라 할 수 없고
진정한 사중득활이라 할 수 없다. 이것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대혜스님
처럼 몽중일여에서 단번에 그 단계를 뛰어넘어 구경각을 성취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철스님의 설법이 멈추지 않는 철저한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철스님은 일념무심에 도달한 대혜스님이
화두를 참구한 일, 몽중에도 일여한 고봉스님이 화두참구에 재발심한
일 등을 빌려 철저한 화두참구의 길을 제시한다. 성철스님에게 화두는
단순한 방편이 아니었다. 그것은 가장 빠르고 완전하게 깨달음에 이르
는 최상의 길이었다.
한편 사중득활은 ‘사死’→‘활活’의 순차적 사건이지만 그 결과는 ‘대사
大死=대활大活’의 동시적 실현이다. 성철스님은 이 점을 밝히기 위해 그
동의어들을 나열한다. 대사대활, 상적상조, 명암쌍쌍, 쌍차쌍조, 동생
동사, 전명전암, 전살전활이 그것이다. 관용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 사
중득활은 천하 노화상과 고불도 이르지 못한 깊은 경계다. 전체 설법
중 특히 이 장에서 언어도단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때엔 어떠한가?
초初는 31이요, 중中은 9요, 하下는 7이다.
억!!!
이것을 분명히 안다면 지금까지의 법문을 빠짐없이 알겠지만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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