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4 - 정독 선문정로
P. 444
다’는 뜻으로서 그것이 앞에 제시된 내용임을 밝히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것을 생략하면 광도자스님의 스토리보다는 무심에 집착하여 눈이 가
려지는 문제적 상황을 드러낼 수 있다. 생략의 이유에 해당한다.
⑧의 ‘도到’ 자가 생략되었다. ‘~한 자리에 도달하면’의 뜻이다. 한 생
각도 일어나지 않고, 앞과 뒤가 끊어지는 자리에 도달하면 반드시 통달
한 스승을 찾아가 점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이것
을 ‘일념불생하고 전후제단한 승묘경계에 도달하여서(到)’로 번역하여 원
문에 생략된 ‘도到’ 자를 모두 살려 번역하였다. 생략의 의도가 없었으
므로 복원해야 한다.
⑨에서는 ‘볼 견見’ 자를 추가하였다. 이를 통해 ‘높은 스승을 딱 필요
로 한다(正要尊宿)’가 ‘바로 높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正要見尊宿)’로 바뀌
어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분명해진다.
【9-3】 達磨云하되 外息諸緣하고 內心無喘하야 心如墻壁하야사
可以入道니라
一念不生하고 前後際斷하야 ①[從茲]塵勞頓息하고 昏散을 勦除하
야 ②[行亦不知行, 坐亦不知坐, 寒亦不知寒, 熱亦不知熱, 喫茶
不知茶, 喫飯不知飯.] 終日獃憃憃地하야 恰似箇泥塑木雕底하나
니 故로 謂墻壁으로 無殊라하니라 到③[纔有]這④[者]境界現前하면
卽⑤[是]到家⑥[之]消息⑦[也]이 決定去地不遠⑧[也]이니라
선문정로 달마達磨가 말했다. 외경外境의 제연諸緣을 돈식頓息하고, 내
심內心이 적연무천寂然無喘하여 심경心境이 장벽墻壁과 같아야만 가히
대도大道에 정입正入하느니라. 일념도 불생하고 전후제前後際가 홀단忽
斷하여 진로塵勞가 돈연頓然히 식멸息滅하고 혼침昏沈과 산란散亂을 단
444 · 정독精讀 선문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