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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 늙어 죽게 되는 것이다.         16



               바로 그렇기 때문에 10지보살도 부처님의 꾸지람을 받는다고 한 것

            이다. 그런데 앞 인용문의 ②에서 분주스님은 10지보살이 일반 범부보
            다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10지보살을 인정하는 말이 된다. 이에

            비해 성철스님은 10지와 등각이라 해도 구경각이 아니므로 범부 중생
            에 속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 구절이 10지와 등각을 부정하는 인용

            목적에 어울리지 않으므로 생략하였다.
               설법이 구름처럼 뒤덮고 비처럼 쏟아진다는 표현은 10지보살의 지위

            가 법운지法雲地로 불리기 때문이다. 비단 장막의 비유는 보기는 하지
            만 밝게 보지는 못하는 10지보살의 미완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제10지

            이후 아뢰야의 3세를 멸진해야 진정한 견성이라는 논거를 제시하기 위
            한 인용문이다.

               이 중 ①과 같이 제현諸賢과 성인聖人을 함께 나열하고 있다. 이 문장
            은 분주스님과 운문스님의 서로 다른 설법을 조절하여 하나의 문장으

            로 만든 특이한 인용문이다. 제현諸賢은 분주스님의 설법에서 가져온
            것이고, 성인聖人은 운문스님의 설법에서 가져온 것이다. 교학적으로 말

            하자면 10주, 10행, 10회향은 제현諸賢이고 10지는 성인聖人이다. 여기
            에서는 10지보살을 말하고 있으므로 성인이라야 한다. 그런데 분주스

            님은 왜 10지를 제현이라 한 것일까? 10지라 해도 부처님과 같은 성인
            이 아니므로 그 역시 현인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았기 때문일 수 있다.

            성철스님이 제현과 성인의 두 단어를 ‘제현(성인)’의 방식으로 병렬하면


                『
             16   景德傳燈錄』(T51, p.444c), “設有悟理之者有一知一解, 不知是悟中之則入理之門,
                便謂永出世利, 巡山傍澗輕忽上流, 致使心漏不盡理地不明, 空到老死無成虛延歲
                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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