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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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있던 것이 이후 가로쓰기로 바꾸면서 2015년 본과 같은 오류가 일

             어났다. 단순 탈자이므로 복원되어야 한다.
                ㉔에서는 ‘미未’ 자를 ‘불不’ 자로 바꾸었다. ‘불不’을 ‘투透’와 결합하면

             ‘뚫지 못한다(透不得)’는 가능보어의 부정형이 된다. 이것을 원문과 같이
             ‘투미득透未得’으로 해도 뜻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투부득透不得’이 보

             편적으로 자주 쓰이며 문법적으로도 옳다. 원문에 대한 교정의 의도가
             있다.

                ㉕의 구절을 생략하였다. 생략된 부분은 ‘이 늙은이가 말하였다. “스
             님께서 공안의 예를 들어보십시오.” 이에 노스님이 ~’의 방식으로 전개

             되는 직접화법의 문장이다. 이것을 생략하고 헷갈리는 공안을 연거푸
             들었다는 문장만 남겨 놓았다. 역시 직접화법, 구어체를 불편해하는 성

             철스님의 문장관이 반영된 결과이다.
                ㉖의 ‘~한 때(時)’가 생략되었다. 번역문에는 ‘태평무사시太平無事時’로

             원문대로 번역되어 있으므로 단순 탈자에 해당한다. 복원되어야 한다.
                ㉗의 ‘걸리고 막힌다’는 뜻의 ‘체애滯礙’가 ‘대애帶礙’로 되어 있다.

             1981년 초판본에 바로 되어 있던 것이 이후 가로쓰기로 바꾸면서
             2015년 본의 오류로 이어졌다. 오자이므로 교정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성철스님의 생략을 통한 요약, 혹은 새로운 문장 구성
             을 통한 축약은 의도한 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㉘

             과 같이 생략으로 인해 문맥의 주술 관계가 뒤틀리는 경우도 있다. ‘노
             스님이 말씀하였다. 이제야(老和尙曰, 如今)’의 구절을 생략하였는데, 이것

             은 ‘내가 그대를 속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겠구나(方知道我不謾爾)’에 연
             결된다. 원래의 문장에서 ‘나’는 원오스님이고, 그대는 대혜스님이 된다.

             그런데 ‘노스님이 말씀하셨다(老和尙曰)’를 생략하는 바람에 다음과 같이
             주어가 혼동되는 번역문이 나오게 되었다.




                                                            제9장 사중득활 · 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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