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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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삼전양전三轉兩轉하여 절단截斷하되 태평무사시太平無事時에 대
               로大路를 얻어 문득 행진行進함과 같아서 다시 체애滯礙함이 없으

               니, 바야흐로 내가 그대를 기만欺瞞하지 못한다 함을 알았다.                    257



               원래 문맥으로는 앞의 ‘내가’는 대혜스님 자신을 가리키고, 뒤의 ‘내
            가’는 원오스님을 가리킨다. 내(대혜)가 막힘 없는 자리에 이른 것을 보

            고 원오스님이 “봐라! 내(원오)가 그대를 속인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확
            인한 것이다. 그러나 인용문, 혹은 번역문만 가지고는 그것을 파악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몇 글자를 줄이려다가 난해한 문장을 만들고 만 경
            우에 속한다.

               ㉙의 ‘만瞞’ 자는 81년도 본에 ‘만謾’ 자로 되어 있던 것을 편집자가
            바꾼 것이다. 모두 ‘속이다’는 뜻이지만 원문이나 성철스님 원고에 모두

            ‘만謾’으로 되어 있으므로 바로 잡아야 한다. 다만 번역문에 이 글자를
            ‘기만欺瞞’으로 옮겼는데 이것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 한자어에서는 ‘기

            만欺謾’보다는 ‘기만欺瞞’이 일반적 표기이기 때문이다.
               ㉚과 같이 ‘이爾’ 자를 ‘니你’ 자로 바꾸었다. 통용되는 글자로서 뜻의

            변화는 전혀 없다.



               【9-6】  半月餘에 動相이 不生하나 ①[可惜不遇大手眼尊宿] 不合
               ②[向]這裏하야 坐住니 謂之見地不脫이니 礙正知見이니라 每於睡

               著하야 ③無夢想見聞地엔 打作兩橛하야 ④[公案有義路者, 則理

               會得. 如銀山鐵壁者, 却又不會. 雖在無準先師會下 , 多年入室陞
               座, 無一語打著心下事.] 經教語錄⑤[上]에 無⑥[亦無一語]可解此




             257   퇴옹성철(2015),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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