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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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각여래의 지위에 이르러 무구식으로 불린다.  이처럼 10지와 등각은
            아뢰야식의 미세번뇌를 모두 소멸하기 이전이므로 그 차이가 이와 같
            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체 문장은 10지와 등각보살 그리고 여래의 견성에 흐릿하고 밝음
            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인용문은 앞의 여덟 가지 비유 중

            첫 번째, 두 번째 비유에 해당한다.
               이 중 인용문에 표시한 바와 같이 많은 부분에서 조절이 행해졌다.

            ①의 ‘중衆’은 단순 탈자로서 번역문에는 ‘모든 색상’으로 ‘중衆’이 번역되
            어 있다. 1981년 초판본에 바로 되어 있던 것이 1993년에 가로쓰기로

            바꾸면서 일어난 입력 오류이다. 복원되어야 한다.
               ②의 ‘모든 것에 편안하게 머문다(一切安住)’는 구절의 생략은 인용문

            을 독립시키기 위한 조치이다. 원래의 문장은 구경지보살의 오묘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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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妙智)와 여래의 오묘한 지혜 간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 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서 그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 8종의
            비유를 들었는데, 성철스님은 그중 장막의 비유와 어두움의 비유를 인

            용하였다. 이를 통해 10지보살과 등각보살은 어렴풋하게 보고 여래는
            명백하게 본다는 뜻이 강조된다. 그런데 ②의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아

            모든 것에 편안하게 머무는 선정의 상태는 등각보살과 여래의 공통된
            경계에 해당한다. 인용의 목적이 등각보살과 여래의 근본적 차이를 드

            러내어 보여주는 데 있으므로 공통점을 언급하는 것은 논지를 흐릴 수
            있다. 그래서 이를 생략하여 설법의 취지를 분명히 하고자 한 것이다.




                『
             19   大方廣佛華嚴經隨疏演義鈔』(T36, p.581a), “第十地中, 猶名異熟識, 至如來位,
                方捨異熟, 名無垢識.”
             20   瑜伽師地論』(T30, p.574b), “問一切安住到究竟地菩薩智等, 如來智等, 云何應知
                『
                此二差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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