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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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럼 구경지[에 이른] 보살[의 오묘한 지혜]도 또한 이와 같다.[이와 같
음을 알아야 한다.] 눈 밝은 사람이 어두움을 완전히 벗어나 여러 모양
을 보는 것처럼 여래[의 오묘한 지혜]도 또한 이와 같다.[이와 같음을 알
아야 한다.]
[해설] 10지 이후 첫 번째 찰나에 금강유정이 일어나 등각이 되고,
두 번째 찰나에 묘각에 진입한다. 『유가사지론』에서는 등각보살과 묘각
여래의 차이를 여덟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첫째, 똑같이 눈 밝은
사람이지만 얇은 비단 장막을 사이에 두고 사물을 보는 경우와 장막을
걷어낸 경우처럼 차이가 있다. 둘째, 그림에 모두 색을 칠했지만 아직
마지막 마감을 하지 않은 경우와 마감을 모두 한 경우처럼 차이가 있
다. 셋째, 똑같이 눈 밝은 사람이지만 미명 속에서 사물을 보는 경우와
어두움이 모두 사라진 뒤 사물을 보는 경우처럼 차이가 있다. 넷째, 똑
같이 눈 밝은 사람이지만 멀리서 보는 경우와 가까이에서 보는 경우처
럼 차이가 있다. 다섯째, 약간의 백태가 낀 눈으로 보는 경우와 극히 맑
은 눈으로 보는 경우처럼 차이가 있다. 여섯째, 아직 태중에 있는 아기
와 태중에서 나온 아기와 같은 차이가 있다. 일곱째, 아라한이 꿈속에
있을 때의 마음과 아라한이 깨어 있을 때의 마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여덟째, 흐린 등불의 불꽃과 밝은 등불의 불꽃과 같은 차이가 있다.
다섯째까지는 눈으로 보는 일을 들어 그 지혜(妙智)를 활용하는 차이
를 비유하고 있다. 여섯째는 몸으로 비유하고, 일곱째는 마음으로 비
유하고 있다. 등각의 지위에서는 여전히 제8식이 미완성 무루(劣無漏)의
상태이므로 그 미완성의 상태가 태중의 아이나 꿈속의 마음과 같다는
뜻이다. 여덟 번째는 등불의 불꽃과 같은 지혜의 본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뢰야식은 10지와 등각까지 이숙식으로 불리다가
제1장 견성즉불 ·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