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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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공부를 지어 크게 죽은 것 같은

             무심을 성취했다 해도 거기에 머물지 않고 더 치열하고 간절하게 화두
             를 드는 입장이 필요하다. 감산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망념이 녹아서 떨어질 때가 바로 힘을 붙여 화두를 들기 좋
                은 때이다. 간절하게 참구하되 의정疑情에 무게를 실어주어야 한다.
                의정에 힘이 붙었다면 한결같이 화두에 몸을 맡겨야 한다. 밤낮에

                걸쳐 살피고 참구하되 갈수록 더욱 깊이 파고 들어가다 보면 마침
                내 차갑게 식은 재에서 콩이 터지듯 하는 때가 있을 것이다. 일 없
                는 무위를 깨달음으로 인정하여 의정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도 진실한 공부가 아니다.          266



                성철스님은 감산스님이나 보봉스님이 말한 바, 백 척의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인용
             문을 인용하였다. 그래서 성철스님은 크게 죽은 사람이라 해도 “제8아

             뢰야식의 미세무명이 아직 남아 있으니 진정한 무심,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다. 제8아뢰야식의 근본무명마저 완전히 끊어버려야 참다운 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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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다운 진여경계를 얻을 수 있다.” 라고 강조한다.
                인용문의 맥락과 성철스님의 주장은 완전히 일치한다. 성철스님은

             이 크게 죽는 일을 “추중망상麤重妄想인 제6의식이 멸진한 제8리야第八
             梨耶의 무기無記가 대사大死이니, 이는 숙면에서도 일여한 자재 이상의






                 『
              266   憨山老人夢遊集』(X73, p.556c), “此妄念銷落時, 正好著力提持話頭, 切切參究,
                 重下疑情, 若疑情得力, 靠定話頭, 晝夜審究, 愈究愈深, 終有冷灰爆豆之時. 若
                 認定無事, 不起疑情, 終非眞實工夫也.”
              267   퇴옹성철(2015), p.219.



                                                            제9장 사중득활 ·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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