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6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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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하는 것이 있거나(有依倚)’에 붙은 ‘유有’로 대신할 수 있다고 보아 생
략한 것이다.
⑥의 ‘그렇다면(則)’을 생략했다. 생략해도 의미상의 변화가 없고, 또
한 ‘~하면’이라는 한글 현토가 달려 있어 어감상 중복의 느낌이 들 수
있으므로 생략한 것이다.
⑦의 ‘이에 대해 ~이라 말했다(謂之)’를 동일한 뜻의 문어체적 표현인
‘운云’으로 바꾸었다. 구어체보다 정리된 문어체 표현을 선호하는 성철스
님의 언어관에서 일어난 교체이다.
【9-9】 ①[正是]這般의 生鐵로 鑄就②[底]漢은 ③[何故] ④或遇
奇特境界커나 或遇惡境界커나 到⑤此[他]面前하야는 悉皆如夢相
似하야 不知有六根하며 ⑥[亦]不知有旦暮하니라 直饒到這般田地
하야도 切忌守寒灰死⑦灰[火]하야 打入黑漫漫⑧地[處]去요 ⑨[也]
須⑩[是]有轉身一路하야사 始得다
선문정로 이러한 생철生鐵로 주취鑄就한 자는 혹 기특奇特한 경계를
만나거나 혹은 악경계惡境界를 만나도 그의 면전에 있어서는 전연 몽
중夢中과 상사相似하다. 자기 6근이 있는 것도 모르며 단모旦暮가 있
는 것도 모른다. 비록 이러한 경계에 도달하였어도 한회寒灰와 사회死
灰를 고수하여 암흑한 곳으로 들어가서는 못 쓰며 오직 전신轉身하는
대활로가 있어야 한다.
현대어역 [이것이 바로] 이러한 무쇠를 부어 찍어낸 사람이라 하겠다.
[어째서 그런가?] 혹 기특한 경계를 만나거나 나쁜 경계를 만나도 그
의 앞에 오면 모두 다 꿈과 같아서 여섯 감각기관이 있는지조차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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