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8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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也須再參하야사 始得다 所以道하되 只許老胡知요 不許老胡會라

               하니라



               선문정로  이 대사각활大死却活한 심처深處는 고불古佛도 도달치 못하였
               으며 천하 노화상老和尙도 또한 도달치 못하였으니, 설사 석가와 달

               마라도 반드시 재참再參하여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노호老胡가
               요지了知함을 허락하고 노호老胡가 영회領會함을 불허한다고 하였다.



               현대어역  다만 이 크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 자리는 옛 부처님

               도 도달한 일이 없으며 천하의 큰 스님들도 도달한 일이 없다. 설사
               석가모니 어른과 푸른 눈의 달마라 해도 다시 참구해야 한다. 그래

               서 석가와 달마가 알았다고 인정할 수는 있겠으나, 석가나 달마가 깨
               달았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한 것이다.



            [해설]  앞에서 살펴본 바 있는 『벽암록』 41칙의 조주스님과 투자스님

            간의 사건인 ‘크게 죽어 되살아남’의 공안에 붙인 설두스님의 송을 평
            창한 것이다. 설두스님은 이 공안에 대해 크게 죽은 자리에 대해 “옛

            부처도 오히려 도달한 일이 없다고 말하였다(古佛尙言曾未到).”라고 노래
            한다. 원오스님이 여기에 평창을 붙인 것이다. 자아가 완전히 소멸하고

            분별과 집착이 완전히 사라지는 일이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깨달음의
            현장에는 부처라는 개인, 달마라는 존재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누가 깨달았다고 한다면 그것이 설사 석가와 달마라 해도 인정할 수 없
            다는 것이다.

               인용문에 표시한 바와 같이 ①의 ‘~한 사람(底人)’을 생략하여 구체적
            기술을 보편적 논리로 전환하였다. ②와 ③의 ‘회會’는 ‘일찍 증曾’ 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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