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정독 선문정로
P. 55

단계적 승급의 관계가 성립한다는 이해를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의 선 처리를 통해 형상의 경계를 분명히 하여 그
             림을 완성하는 것이 묘색妙色이다. 이 비유를 충실히 따라간다면 구경

             지보살을 거쳐 여래지에 이르게 된다는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데 거듭 살펴본 바와 같이 성철스님은 구경지보살과 여래의 근

             본적 차이를 강조하는 입장에 있다. 구경지보살의 눈뜸을 견성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둘을 단계적 관계로 논하는 이 문장은 그

             주장의 전개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생략한 것이다.



                【1-10】  以不生煩惱故로 則見佛性이요 以見佛性故로 則得安住
                大①[般]涅槃이니 是名不生이니라



                선문정로  번뇌가 불생不生하는 고로 곧 불성을 정견하며 불성을 정견

                한 고로 대열반에 안주하나니, 이를 불생이라 하느니라.



                현대어역  번뇌가 생겨나지 않으므로 불성을 보게 된다. 불성을 보므
                로 대반열반에 편안히 머물게 된다. 이것을 생겨나지 않는다고 한다.



             [해설]  『대열반경』에서 인용한 문장이다. 부처님이 열반을 앞두고 있

             을 때 마갈타국의 아사세왕이 귀의한다. 아사세왕은 일찍이 부친 빈비
             사라왕을 시해하였고, 국왕의 지위에 오른 뒤에는 제바달다의 사주를

             받아 부처님에게 위해를 가하는 등 5역죄를 골고루 범한 인물이었다.
             그 업보로 온몸에 잘 낫지 않는 종기 비슷한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었

             고, 나중에 무간지옥에 떨어질 일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명
             의 기바耆婆에게서 부처님의 치유적 위신력에 대한 얘기를 듣고 부처님




                                                             제1장 견성즉불 · 55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