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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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끊을지는 전적으로 문장을 인용하는 입장에 의해 결정된다. 다만

            ⑦을 생략하면 인용문이 미완결형으로 끝나게 된다. 원문은 현대어역
            에 보인 것처럼 미세유주의 소멸과 동시에 대원경지의 증득이 일어남을

            말하는 것으로 완결된다. 주관적 사유와 객관적 대상경계와 아뢰야식
            인 미세유주의 3세는 거울을 흐리는 먼지와 때에 해당한다. 이것들을

            영원히 벗어나면 거울이 밝아져 대원경지를 성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제8식 차원의 미세한 번뇌의 흐름이 마지막까지 숙제로 남

            는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생략의
            이유에 해당한다.


               【10-2】  ①[卽緣]未達其源하면 落在第八魔②[境]界③[中]니라



               선문정로  그 진심眞心의 본원本源에 도달하지 못하면, ④제8미세第八

               微細인 마계魔界에 타락한다.



               현대어역  그 근원에 도달하지 못하면 제8마계에 떨어지고 만다.



            [해설]  동산스님의 시중설법에서 가져왔다. 동산스님은 여기에서 수
            행자의 본분을 말한다. 자아와 대상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수행승의

            본분이다. 번뇌의 흙탕물을 벗어나 살아 있는 안목으로 선풍을 제창하
            는 것이 수행승의 본분이다. 부처님을 본받아 일대사인연을 드러내는

            것이 수행승의 본분이다.
               그런데 이러한 안목을 갖춘 사람이 왜 적은가? 동산스님은 그 이유

            가 바로 제8마계 때문이라고 보았다. 제8식의 차원에서는 번뇌의 흐름
            이 극히 미세하여 범부나 2승이 알아채지 못한다. 오히려 그 고요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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