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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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안락한 차원이라고 생각하여 안주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다.
                동산스님은 이것을 더러운 물구덩이(惡水坑裏), 암내 밴 적삼(鶻臭布衫)

             이라고 비판한다. 이렇게 아뢰야식에 체류하는 경계를 성철스님은 제8
             마계라고 불렀다. 이것은 제8지 대자재보살의 경계이기도 하다. 그러므

             로 자재보살도 아뢰야식에 체류하면 마구니가 되는 것이다. 이 문장은
             대원경지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은 아니지만 【10-1】의 인용문과 선후 관

             계를 이루면서 아뢰야식의 무기무심을 투과해야 대원경지에 도달한다
             는 주제 의식을 전달하고 있다.

                ①에 생략된 ‘바로 ~이기 때문(卽緣)’은 바르게 수행하고 바르게 눈뜬
             이가 ‘전혀 없지는 않을 텐데 어째서 이렇게 적은가?(不道全無, 其柰還少)’

             하는 구절을 받아 그 이유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문장의 인과 관계를
             설명하는 성분인데 앞의 질문이 생략되었으므로 그에 연동하여 생략된

             것이다.
                ②와 같이 ‘경境’ 자를 생략하였다. 이로 인해 ‘제8마경계’가 ‘제8마계’

             가 되었는데 어감상 제8마계가 장애로서의 성격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
             다. 뜻에는 차이가 없다.

                ③과 같이 ‘제8마계 가운데(中) 떨어진다’는 문장의 ‘중中’ 자가 생략되
             었는데 문장의 뜻에는 영향이 없다.

                ④의 번역문에 ‘제8마계’를 ‘제8미세第八微細인 마계魔界’라고 설명식
             번역을 했다. 분별의 흐름이 미세하여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구경의

             자리로 여겨 여기에 머무는 수행자들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이 마계인
             이유는 미세하여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철스님은 이것을 부

             산에서 서울 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삼랑진’쯤으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서울 간다고 나섰다가 삼랑진도 못 가 서울에 도착했다고 떠벌리니 도




                                                            제10장 대원경지 ·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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