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2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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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이러한 구체적 점검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니

            나 다를까! 성철스님은 강설을 통해 오매일여와 마찬가지로 “내외명철
            은 실제로 견성한 이가 아니면 알 수 없다.”              292 라는 말로 그것이 실제 체

            험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경계임을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오매일여에 도달하여 그것을 투과한 실제 체험이 있었

            는가 하는 것이 수행에 대한 자기 점검의 제1원칙이었다면 내외명철은
            깨달음에 대한 자기 점검의 제1원칙쯤 된다. 무엇보다도 오매일여를 투

            과하여 확연히 깨칠 때 나타나는 것이 내외명철의 경계이므로 이것은
            최종 점검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성철스님은 오매일여에 몽중일여와 숙면일여의 두 차원이 있음
            을 밝혔듯이, 내외명철에도 제8식 경계인 통명영상通明影像이 있어 혼동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내외명철은 오로지 식음識陰이 멸진한 경계, 진
            정한 무심의 경계, 구경각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체험이기 때문에 통명

            영상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선문정로』는 전체에 걸쳐 오직 구경의 묘각, 즉 구경의 무심이라야

            견성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내외명철의 설법에서도 마찬
            가지다. “구경각인 묘각을 성취해야만 내외가 명철하지 구경각을 성취

            하지 못하면 내외명철하지 못하다.”             293 는 것이다. 성철스님이 문장 인용
            하는 방식을 보면 이러한 고심의 흔적이 뚜렷하다. 예컨대 처음의 인용

            문으로 6조스님의 문장을 가져오고, 두 번째 인용문으로 『영락경』의 문
            장을 가져온다. 6조스님은 ‘견성=내외명철’을 말하고 있고, 『영락경』은

            ‘내외명철=묘각’을 말하고 있다. 성철스님은 이 두 문장을 논거로 하여




             292   퇴옹성철(2015), p.239.
             293   퇴옹성철(2015),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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