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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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무심의 지위라 부르기는 하지만 아뢰야식이 영원히 소멸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로 보자면 무심의 지위가 아니다.



             [해설]  『유가사지론』에서 인용한 문장이다. 이에 의하면 유가 수행자
             는 17단계의 지위에 의지하여 수행을 발전시켜 나간다. 오식신상응지五

             識身相應地, 의지意地, 유심유사지有尋有伺地, 무심유사지無尋有伺地, 무심
             무사지無尋無伺地, 삼마사다지三摩呬多地, 비삼마사다지非三摩呬多地, 유심

             지有心地, 무심지無心地, 문소성지聞所成地, 사소성지思所成地, 수소성지修
             所成地, 성문지聲聞地, 독각지獨覺地, 보살지菩薩地, 유여의지有餘依地, 무

             여의지無餘依地의 17지가 그것이다.
                인용문은 이 중 제8 유심지와 제9 무심지에 대한 논의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에 의하면 유심과 무심을 가르는 여러 기준이 있고, 그에 따
             라 무심에도 여러 차원이 세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위에 따른 무심

             의 차원이 있는데, 잠으로 인한 무심(無心睡眠位), 기절로 인한 무심(無心
             悶絕位), 6식의 작용이 멈춘 무상정위無想定位, 고요함을 추구하여 생각

             을 소멸한 무상생위無想生位, 일체의 생각과 감각이 잠시 멈춘 멸진정위
             滅盡定位와 무여의열반계위無餘依涅槃界位가 그에 속한다.

                그런데 진정한 의미로 보자면 오직 무여의열반의 차원만을 무심지
             라 할 수 있다는 것이 인용문의 내용이다. 지위로 보자면 무심지는 제9

             지 이후의 차원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진정한 무심은 구경각인 제17지
             무여의지無餘依地의 차원에서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뢰야

             식이 영멸한 무여의열반의 차원만이 진정한 무심이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인용된 문장이다.

                인용문에 표시한 ①과 같이 ‘오직(唯)’이 생략되었다. 무상정, 멸진정
             도 무심이 아니고 오직 무여의열반의 차원만이 진정한 무심임을 강조




                                                             제1장 견성즉불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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