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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모든 부처와 중생이 완전히 융합하여 서로 통하므로 맑은 유리

               속에 달을 품은 것과 같으며, 곧 모든 지위를 단번에 뛰어넘어 깨달
               음의 바다에 들어가고 얻을 바 없는 자리에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궁극의 깨달음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5음이 멸진하여 완전한 깨달음을 증득하게 되는 수행을 설

               명한 것이다.



            [해설]  앞 『능엄경』의 구절에 대한 감산스님의 해설에서 가져왔다. 감
            산스님은 여기에서 식음의 소멸을 끝으로 5음이 소멸하여 완전한 깨달

            음을 증득함으로써 공부가 완료된다고 말하고 있다.
               ①의 ‘정심精心’→‘정심淨心’으로의 변화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②의 ‘이것(此)’이 생략되었다. ‘차즉此卽’은 번역문에 차此는 ’즉~’으로
            옮겨져 있어 ‘차此’가 적용되어 있다. 탈락된 것이므로 복원해야 한다.

               ③에서는 ‘합치하다(合)’를 ‘포함하여 받아들이다(含)’로 바꾸었다. 번
            역문에 ‘중생의 비앙을 함용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의도적 수정에 해당

            한다. 식음의 소멸과 함께 드러나는 원래의 밝은 마음은 부처와 중생의
            구분이 없는 마음이다. 감산스님은 그것이 둘이 아니라는 뜻에서 부처

            와 같아진다(同), 중생과 합치한다(合)고 표현했다. 이것을 중생을 포함
            하여 받아들인다(含)고 표현해도 의미상의 큰 차이는 없다. 성철스님은

            모든 현상을 통해 다양한 길을 제시하여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는 뒤의
            문장과 어울리는 방향으로 문맥을 조절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합하다(合)’를 ‘포함하다(含)’로 바꾸면 중생을 끌어안
            는 구원의 주체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위로 모든 부처님

            의 자애로운 마음과 힘에 같아진다는 것은 자아의 차별적 모습에 대한
            집착을 모두 내려놓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32가지의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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