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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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정로 미세무명을 진파進破하고 묘각위에 득입得入하면 대열반이라
이름하나니 상적광토常寂光土에 거주하느니라.
현대어역 한 걸음 더 나아가 [1품의] 미세무명을 타파하고 묘각의 지
위에 들어간다. [무명이라는 부모와 영원히 결별하고 마침내 열반의
산정에 오르면 모든 현상의 일어남도 없고, 반야의 일어남도 없으며,
일어남 없음의 일어남도 없다.] 이것을 대열반이라 부르는데 [허공을
보좌로 삼아 청정한 법신을 성취하여] 항상 고요하고 항상 빛나는
상적광토에 거주하게 된다.
[해설] 천태원교에서는 10신의 지위에서 견해와 애착으로 인한 견사
혹과 공에 집착하여 무수한 현장에 어둡게 되는 진사혹을 끊는다. 그
런 뒤에 10주, 10행, 10회향, 10지에서 중도에의 합일을 가로막는 41
품의 무명을 끊는다. 그런 뒤에 마지막으로 등각의 지위에서 최후 42품
의 무명을 끊어 묘각의 지위에 이르게 된다고 본다. 이 인용문의 원래
맥락에서는 일생보처인 등각의 지위에서 마지막 남은 1품인 42품의 미
세무명을 끊어 궁극의 깨달음에 도달하게 되는 일을 묘사하고 있다.
경전에서는 미혹을 끊은 차원에 따라 거주하는 세계가 다르다고 말
하는데 수행 이전의 범성동거토凡聖同居土, 견사혹을 끊은 차원의 방편
유여토方便有餘土, 1품의 무명을 끊은 초주의 실보무장애토實報無障礙土,
그리고 마지막 미세무명을 모두 끊어낸 궁극의 자리인 상적광토常寂光土
가 그것이다. 이 중 실보무장애토는 1품의 무명을 끊어 중도의 일부를
증득했다는 뜻에서 분증적광토分證寂光土라 부르기도 한다. 이에 비해
상적광토는 궁극의 영원한 적광토라는 뜻이 된다. 성철스님은 천태원교
에서 말하는 궁극의 ‘상적광常寂光’이 ‘상적조常寂照’의 다른 표현임을 보
제12장 상적상조 · 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