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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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명경明鏡이 색상色像을 관조하는 것과 같아서 묘담妙湛하고 원명圓

                明하여 적적寂寂하며 항상 조요照耀하는도다.



                현대어역  있음과 없음을 함께 비추며 안과 밖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
                은 마치 계곡이 소리에 메아리로 대답하면서도 생각이 없는 것과 같

                고, 거울이 형상을 비추면서도 마음이 없는 것과 같다. 영묘하고 고
                요하여 두루 밝아서 고요하면서도 항상 비추는 것이다.


             [해설]  비춘다니 누가 비추고 무엇을 비추는가? 보는 주체가 있고 보

             이는 대상이 있다면 보는 이 마음과 보이는 저 경계를 나누는 분별이
             행해진다. 성인이 알고 보는 일도 이와 같은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종경록』의 답변이다. 골짜기는 일어나는 소리에 메아리로 대답하지만
             내가 듣고 내가 대답한다는 생각이 없다. 거울은 오는 대로 비추지만

             내가 보고 내가 비춘다는 마음이 없다. 이처럼 주체와 대상의 분별이
             없어서 있음과 없음을 함께 비추는 것이 성인의 앎이고 성인의 봄이다.

             이것이 『종경록』의 답변이다. 성철스님은 깨달음을 성취한 성인은 고요
             한 적멸과 밝은 비춤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유희하는 삶을 산다는 것

             을 보여주기 위해 이 문장을 인용하였다. 번역문만 제시하고 강설은 붙
             이지 않았다.



                【12-7】  寂照無二가 爲菩提相이니 猶如明鏡하야 無心이 爲體요

                鑑照가 爲用하야 合爲其相이라 亦卽禪宗의 卽體之用이 自知하며
                卽用之體가 恒寂하야 智①[知]寂不二가 爲心②[之]相也니라



                선문정로  적寂과 조照가 둘이 없음이 보리의 실상이 되나니 명경과




                                                            제12장 상적상조 · 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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