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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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반야, 해탈, 법신의 열반3덕을 설명하는 문장의 일부에 해당한

             다. 열반은 그 어떤 것으로도 규정되지 않지만 어디든 없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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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철스님이 말한 것처럼 “자성 중에 원구圓具”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반야와 해탈과 법신의 세 가지 덕으로 모양을 드러낸다. 그것은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번뇌를 뒤집으면 지혜가 되고, 번뇌의

             결박을 뒤집으면 해탈의 완전한 해방이 되며, 고통의 근원인 이 몸을
             뒤집으면 그대로 부처의 몸인 법신이 된다.

                이것을 몸으로 비유하자면 반야는 무수한 방편법문의 총합이므로
             법문으로서의 몸(法門身)이라 부른다. 법신은 법의 본성으로서의 몸(法

             性身)이고, 해탈은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활용이 무궁한 몸이
             다. 그래서 호응하고 변화하여 나타나는 몸(應化身)이라 부른다. 또한 밝

             은 비춤과 고요한 적멸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반야는 고요한 적멸
             과 통일된 밝은 비춤이다. 해탈은 밝은 비춤과 통일된 고요한 적멸이다.

             법신은 고요한 적멸과 밝은 비춤의 본체이다.
                열반은 또한 밝고, 청정하며, 완전히 둥근 구슬에 비유할 수 있다.

             여기에서 밝음은 반야이고, 청정함은 해탈이며, 둥근 본체는 법신이다.
             성철스님은 고요함과 비춤이 통일되어 있는 것이 열반의 본질이며, 이

             것을 실증하는 것이 견성성불임을 밝히고자 이 문장을 인용하였다.
                ①의 비유는 열반3덕이 밝고 청정한 둥근 구슬과 같아서 밝음(반

             야), 청정(해탈), 둥근 몸체(법신)를 따로 떼어낼 수 없는 것과 같다는 구
             절과 중복되므로 생략되었다. 하늘의 눈과 같다(如天之目)는 것은 하늘

             의 제왕 마혜수라의 세 눈이 가로세로의 어느 한 선으로 연결될 수 없
             는 것과 같이 반야, 해탈, 법신이 동일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




              321   퇴옹성철(2015), p.256.



                                                            제12장 상적상조 ·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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