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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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으로 제시한 것이 『기신론』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기신론』에도 전
형적인 돈오점수의 교의가 나타난다. 성철스님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는
다. 다만 돈오와 견성을 같은 것으로 보았던 규봉스님과는 달리 『기신
론』에서는 견성을 구경각으로 보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신론』에서는
마음의 본성을 보는 일(得見心性)을 구경각의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지보살의 지위가 끝나 방편이 원만하게 구족되면 되면 한 생각
에 상응하게 된다. 마음이 일어나는 최초에 그 마음에 최초의 실체
가 없음을 깨닫는다. 미세한 분별적 생각을 멀리 떠나므로 마음의
본성을 본다(得見心性). 진여의 마음이 항상 유지되며 변이하는 일이
없으므로 구경각이라 한다. 355
성철스님은 3현10성은 물론 등각까지도 깨닫지 못한 불각의 영역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돈오, 견성 등의 깨달음을 묘사하는 거룩한
용어들을 깨닫지 못함의 영역에 속하는 3현10성의 지위에 붙이는 일을
극력 비판한다. 『기신론』의 ‘견성=구경각’이라는 규정을 적극 인용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①의 ‘뜻 의意’ 자를 ‘옳을 의義’ 자로 바꾼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발견
되지 않는다. 두 글자가 모두 의미, 의의라는 뜻으로 통용되므로 뜻에
는 변화가 없다. 번역문 역시 ‘의의意義’라 번역되어 있다.
『
355 大乘起信論』(T32, p.576b), “如菩薩地盡,滿足方便一念相應,覺心初起心無初
相,以遠離微細念故得見心性,心卽常住,名究竟覺.”
제13장 해오점수 · 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