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2 - 정독 선문정로
P. 642
업식에 동화되는 일 등의 부정적인 물듦을 뜻하고, ‘훈습薰習’은 점차적
으로 불법에 익숙해져서 그것을 체화하는 일과 같은 긍정적인 물듦을
뜻한다. 깨달음에 의지하여 닦아 나가는 것은 긍정적인 물듦에 해당하
므로 교정의 차원에서 ‘훈熏’→‘훈薰’으로 변환한 것이다.
⑥의 ‘성成’은 ‘성聖’의 오자이다. 번역문에는 “성태聖胎를 장양長養하여”
로 바로 적용되어 있다. 1981년 초판본에 교정 지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바로잡지 않고 2015년 본까지 이르렀다. 바로잡아야 한다.
【13-6】 頓悟自性이 本來空寂하야 與佛無殊나 而此舊習을 卒難
①頓除[斷]故로 逢順逆境②[逆順境]하면 瞋喜是非가 熾然起滅하
며 客塵煩惱가 與前無殊③[異]하나니 若不以般若로 加工④[中功]著
力하면 焉能對治無明하야 得⑤[到]大休⑥[大]歇之地리오 如云頓悟
雖同佛이나 多生習氣深이라 風靜⑦[停]하야도 波尙湧이요 理現하야
도 心⑧[念]猶侵이라하니 ⑨[又杲禪師云, 往往利根之輩, 不費多力,
打發此事, 便生容易之心, 更不修治. 日久月深, 依前流浪, 未免輪
廻, 則豈可以一期所悟, 便撥置後修耶.] 故로 悟後에 長須照察하
야 妄念이 忽起어든 都不隨之하고 損之又損하야 以至⑩於無爲하야
사 方始究境이니 天下善知識의 悟後牧牛行이 是也니라
선문정로 자성이 본래로 공적空寂하여 불과 다르지 아니함을 돈오하
였으나 이 구습舊習을 졸연히 돈제頓除하기 심난甚難하다. 그런 고로
역경逆境이나 순경順境에 봉착하면 진희瞋喜와 시비가 치연히 기멸起
滅하여 객진客塵인 번뇌망상이 전일前日과 다름없다. 만약에 반야지
혜로 가공하여 착력著力하지 않으면, 어찌 무명을 대치對治하여 대휴
헐지大休歇地를 얻으리오. 고인古人이 말하기를, 비록 불타와 동일함을
642 · 정독精讀 선문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