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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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주장도 있다. 상반된 주장이 공존하는 것이다. 견성을 원리적(理) 측
면에서 말하는 경우와 실천적(事) 측면에서 말하는 경우가 다르기 때문
이다. 예를 들어 황벽스님은 견성에 대해 원리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음이 바로 부처다. 위로는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아래로는 뭇 중
생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불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마음의 본체
는 동일하다. 그러므로 달마가 서쪽에서 건너와 오로지 하나의 진
리만을 전하여 모든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곧바로 가리켜 보였으니
수행을 빌릴 것조차 없다. 오로지 지금 자기의 마음만 알아차리고
자기의 본래 성품만을 볼 뿐, 다시 밖에서 구할 일이 없다. 368
이와 같이 원리적 측면에서 견성을 정의하는 흐름이 있는데, 보조스
님은 이에 속한다. 다른 한편 실천적 측면에서 보자면 불성을 조금밖에
보지 못한 경우(10주), 보기는 하지만 명료하지 못한 경우(10지)가 있어
10지와 등각도 진정한 견성에서 아직 멀다고 정의하는 흐름이 있다. 불
성은 너무나 깊어 보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렵다 369 는 『열반경』의 논
의가 대표적이다. 6조스님의 다음과 같은 논의 역시 견성의 완전무결성
을 강조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자성을 본 사람은 어떤 것이나 세워도 되고, 아무것도 세우지 않아
『
368 黃檗斷際禪師宛陵錄』(T48, p.386b), “卽心是佛, 上至諸佛, 下至蠢動含靈, 皆有
佛性, 同一心體. 所以達摩從西天來, 唯傳一心法, 直指一切衆生本來是佛, 不假
修行. 但如今識取自心, 見自本性, 更莫別求.”
『
369 大般涅槃經』(T12, p.652b), “迦葉菩薩白佛言, 甚奇,世尊. 所言佛性, 甚深甚深,
難見難入, 聲聞緣覺所不能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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