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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바꾸는 것은 남양스님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성철스님 역시 우리 스스로 물(불성)을 얼려 얼음(망심)을 만드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 얼음을 녹여 물을 만드는 것이므로 그 바른 해소를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관건이 된다는 수증론을 피력한다. 수행자의 노력을
강조하는 이러한 관점이 문장의 어순 변환에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13-9】 一切惡業과 ①[及]貪瞋癡인 ②[與]無明煩惱와 種種塵勞
等은 俱無自性이요 皆由迷自心故로 依妄而有니라 如水因寒하야
結而爲氷이니 此心을 旣悟則諸妄이 乘其所悟而消하야 如氷이 因
慧日所照하야 復化爲水어늘 ③[旣化水已,] 今云氷復④[向]何處⑤
[安]著고하면 此寔迷中迷人⑥[倍人]⑦[也]이니라
선문정로 일체 악업과 탐진치인 무명번뇌와 각종의 진로塵勞 등은 다
자성이 없고, 진여본심을 미혹함으로 인하여 망념에 의지하여 있다.
정수淨水가 한기寒氣로 인하여 응결하여 견빙堅氷이 된 것과 같다. 이
진여본심을 정오正悟하면 일체 망념이 그 정오正悟를 따라서 소멸하
니, 견빙堅氷이 혜일慧日의 조열照熱로 인하여 다시 정수淨水로 귀복歸
復함과 같다. 그런데 지금 빙괴氷塊의 처리를 말하는 것은 진실로 미
혹한 인간 중에 한층 더 미혹한 인간이다.
현대어역 일체의 악업 및 탐진치와 무명번뇌와 먼지 같은 번뇌들은
모두 자성이 없다. 스스로의 마음에 미혹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망
상이 일어나게 된다. 마치 그것은 물이 추위에 얼어서 얼음이 되는
것과 같다. 이 마음을 깨달으면 모든 망상이 그 깨달음에 따라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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