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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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와 같이 사라지다는 뜻의 ‘진盡’ 자를 소멸하다는 뜻의 ‘멸滅’ 자로

             바꾸었다. 번역에서는 ‘멸진한다’로 옮겼는데 어느 경우나 동일한 뜻을
             전달한다. 일부러 바꾼 것 같지는 않으므로 원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⑤에서는 ‘허虛’ 자를 ‘영靈’ 자로 바꾸었다. 결과적으로 마음이 ‘텅 비

             어 두루 통한다(心虛通)’가 ‘심령心靈이 원통圓通함(心靈通)’으로 바뀌었다.
             마음이 텅 비는 일과 두루 통하는 일은 같은 일이다. 성철스님은 이것

             이 동어 반복이라고 보았던 듯하다. 이것을 ‘영靈’으로 바꾸어 깨달음을
             성취한 마음의 신령스러움을 강조하고자 한 의도도 없지 않다.



                【13-8】  譬如寒月에 結水爲氷①[水結爲氷]이라가 及至暖時에 釋

                氷爲水②[氷釋爲水]하나니 衆生이 迷時에 結性成心이라가 衆生이
                悟時에 釋心成性이니라



                선문정로  비유를 들면, 혹한인 동절冬節에 유수流水가 응결하여 견빙

                堅氷이 되었다가 따뜻한 시기에 이르면 견빙堅氷이 소석消釋되어 유수
                流水로 환원함과 같다. 중생이 미혹할 때에는 본성이 응결하여 망상

                이 되었으나 중생이 정오正悟할 때에는 망심이 소석消釋하여 본성으
                로 환원한다.



                현대어역  비유하자면 추운 계절에는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되었다가 따

                뜻한 때가 되면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되는 것과 같다. 중생이 미혹할
                때에는 성품이 동결되어서 마음이 되지만, 중생이 깨닫게 되면 마음

                이 풀려서 성품이 되는 것이다.






                                                            제13장 해오점수 ·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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