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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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도리에 눈떠 수행한다면 그것이 최상승선, 여래청정선이다. 규봉
스님의 이러한 5종선 분류는 선에 임하는 마음자세를 주된 판정 기준
으로 삼고 있다. 그중 돈오점수, 즉 선오후수야말로 진정한 참선이라는
판단을 담고 있는 용어가 최상승선이다. 성철스님은 선오후수를 여래청
정선, 달마정전이라고 한 규봉스님의 선언과 그것을 수용한 보조스님
의 입장을 문제시한다.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여래청정선은 구경각 이외의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미세망념이 멸진한 불지佛地의 무생법인을 정오正悟라 여래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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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라 한다.” 는 것이다. 원래 여래청정선이라는 표현은 『능가경』에서
온 것이다. 『능가경』에서는 선수행을 우부소행선愚夫所行禪, 관찰의선觀
察義禪, 반연여선攀緣如禪 그리고 여래선如來禪의 네 부류로 구분한다. 이
중 여래선은 “여래의 지위에 진입하여 본래의 부처지혜를 자각하여 공
空삼매, 무원無願삼매, 무상無相삼매에 상주하면서 중생제도를 실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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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일” 로 정의된다. 이 여래선이 곧 여래청정선이다. 여래의 지위에
들어가 여래로 살며 여래로서 실천하는 것이 여래청정선이라는 것이다.
6조스님도 이와 동일한 차원에서 여래청정선을 말한다.
도는 마음으로 깨닫는 것이지 앉는 일에 그것이 있겠습니까? 경전
에서는 만약 여래가 앉고 눕는 것이라고 본다면 이것은 삿된 길을
걷는 것이라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오는 곳 없고 가는 곳 없으며,
태어남도 소멸함도 없는 바로 이것이 여래청정선이기 때문입니다.
일체의 현상에 실체가 없고, 움직임이 없으니 이것이 여래의 청정한
374 퇴옹성철(2015), p.281.
375 楞伽阿跋多羅寶經』(T16, p.492a), “如來禪, 謂入如來地, 行自覺聖智, 三種樂住,
『
成辦衆生不思議事, 是名如來禪.”
제13장 해오점수 · 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