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5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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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의 ①과 같이 ‘곧’, ‘그러므로’의 뜻을 갖는 접속사 ‘즉則’ 자가
생략되었다. ‘~니’라는 한글 현토를 통해 예로부터의 모든 성인이 동일
하게 걸었던 ‘길이므로’라는 뜻이 충분히 표현되었다는 점을 고려한 생
략일 수 있다. 그런데 번역문을 보면 ‘곧 천성千聖의 궤철軌轍이니’와 같
이 ‘즉則’이 ‘곧’으로 번역되어 있다. 생략할 뜻이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
다. 편집상의 오류로 보이며 복원해야 한다.
【13-12】 頓悟漸修는 深諧教理요 ①[首楞嚴經云, 理雖頓悟, 承
悟併消. 事在漸修, 依次第盡. 如大海猛風頓息, 波浪漸停 . 猶孩
子諸根頓生, 力量漸備. 似曦光之頓出, 霜露漸消. 若卽文之頓
成, 讀有前後. 或]頓悟頓修는 正當宗鏡이니라
②明鏡이 本來淨이라 何用拂塵埃리오하니 此是六祖가 直顯本性하
야 破其漸修니라
선문정로 돈오점수는 교리에 심심甚深히 해당하고, 돈오돈수는 ③종
경宗鏡 즉 선종에 진정 적당하니라.
④명경이 본래 청정한지라 어찌 진애塵埃를 불식拂拭할 필요가 있으리
오 하였으니, 이는 6조가 본성을 직현直顯하여 그 점수漸修를 타파함
이니라.
현대어역 돈오점수는 교가의 이치에 딱 들어맞는다. [『수능엄경』에서
말하길, 이치상으로는 돈오로서 깨달음과 함께 모두 소멸하지만, 실
천적으로는 점수로서 차례에 따라 멸진한다고 했다. 큰 바다에 거
센 바람이 단번에 그쳐도 파도는 점차 멈추는 이치와 같고, 어린아이
의 모든 신체기관이 단번에 생기지만 그 역량은 점차 갖추어지는 이
제13장 해오점수 · 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