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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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로 번역하였다. ‘종경宗鏡’이 그 뜻에 있어서 바로 선종과 등치되는 것
은 아니다. 양걸楊傑은 『종경록』의 서문에서 종경宗鏡에 대해 “한마음을
종취로 삼고(宗) 만법을 비추는 거울로 삼는다(鏡).”라고 설명한다. 한마
음을 거울로 보는 것이 불교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문자적으로
보자면 종경이 곧 선종으로 등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철스님은 영명
스님을 정통 선사로 보았기 때문에 종경을 바로 선종으로 번역하였다.
【13-13】 迷人은 ①[卽]漸契하고 悟人은 頓修니라
自性自悟하야 頓悟頓修하야 亦無漸②[次]니라
선문정로 미혹한 인간은 점점 계합契合하고 오달悟達한 고인高人은 돈
연頓然히 수단修斷한다.
자성으로 자오自悟하여 돈오하고 돈수하여 또한 지위점차地位漸次가
없느니라.
현대어역 미혹한 사람은 점차적으로 계합하고자 하고, 깨달은 사람
은 당장 깨달음을 닦는다.
자성은 스스로 깨닫는 것이며, 지금 당장 깨닫고 지금 당장 닦는 것
이므로 점차적 단계가 없다.
[해설] 6조스님은 지역의 관리였던 위거의 청법으로 최초의 설법을
하면서 돈오돈수의 길을 제창한다. 그 설법의 맥락은 이렇다.
여러분! 진리에는 당장 깨닫는다거나 점차 닦는다거나 하는 구분이
없습니다. 다만 사람에게는 영리함과 우둔함의 차이가 있습니다.
제13장 해오점수 · 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