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7 - 정독 선문정로
P. 687

②와 같이 ‘유愈’ 자를 ‘익益’ 자로 바꾸었다. 두 글자 모두 ‘더욱 ~하

             다’는 뜻이다. 그런데 ‘말이 뛰어날수록(益) 종지에는 더(益) 어둡고’라
             는 앞 구절과 ‘말이 감탄스러울수록(愈) 이치에는 더욱(愈) 어둡게 된다’

             라는 뒤 구절이 이 두 글자의 차이로 인해 대비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만약 성철스님이 모두 ‘익益’으로 썼다면 그것은 문장을 단순화하기 위

             한 의도라 하겠지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뒤의 구절에 ‘유愈’와 ‘익益’
             을 함께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옮겨 쓰는 과정이나 편집 과정에서 일어

             난 단순 변환이므로 원문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③과 같이 문단을 끝맺는 조사 ‘의矣’ 자가 생략되었다. ‘~니라’라는

             한글 현토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으므로 중복을 피해 생략한 것이다.



                【13-19】 若從根本上做工夫하야 打破八識窠臼하고 頓翻無明窟穴
                하면 一超直入하야 更無剩法하나니 此乃上上利根所證者①[深]이

                라 ②[其餘漸修, 所證者淺, 最怕得少爲足, 切忌墮在光影門頭.
                何者, 以]八識根本을 未破하면 縱有作爲하나 皆[是]識神邊事니

                若以此爲眞하면 大似認賊爲子니라 古人이 云 學道之人이 不識眞

                은 只爲從前認識神이라 無量劫來生死本이어늘 癡人은 喚③[認]作
                本來身④[人]이라하니 於此一關을 ⑤最爲要透[過]니라



                선문정로  만약 근본상으로부터 공부를 하여서 8식八識의 과구窠臼를
                타파하고 무명의 굴혈窟穴을 돈번頓飜하면, 일초一超하여서 불지佛地

                에 직입直入하여 다시는 남은 법이 없나니 이는 상상上上의 이근利根의
                실증實證한 바이다. 8식의 근본을 미파未破하면 비록 득력得力한 작위

                作爲가 있어도 이는 전혀 식신識神의 망변사妄邊事이니, 만약에 이로
                써 진정眞正을 삼는다면 참으로 도적을 오인하여 친자식으로 삼는 것




                                                            제13장 해오점수 · 687
   682   683   684   685   686   687   688   689   690   691   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