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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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에서는 옅은 깨달음의 경우, 점수를 필요로 한다는 말을 생략하였

             다. 생략된 문장은 “그 밖에 점수는 깨달음이 옅은 경우인데, 가장 문
             제가 되는 것은 사소한 증득에 만족하는 일로서 절대로 그림자의 차원

             에 떨어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옅은 깨달음일 경우, 점
             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분별의

             티끌에 지배되는 해오로서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다. 생략의 이유에 해
             당한다.

                ③에서는 ‘~이라 인정하다(認作)’를 ‘~이라 부른다(喚作)’로 바꾸었다.
                ④에서는 ‘본래인本來人’을 ‘본래신本來身’으로 바꾸었다. 원래 이것은 장

             사경잠長沙景岑스님의 게송에서 가져온 것이다. 인용문에 ‘옛사람이 말
             했다(古人云)’고 했는데, 그 옛사람이 바로 경잠스님이다. 이 경잠스님의

             게송은 판본에 따라 환작喚作과 인작認作, 본래신本來身과 본래인本來人
             으로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성철스님은 『경덕전등록』 등에 기초하여 감

             산스님의 문장을 교정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⑤의 ‘최위요투最爲要透’는 ‘최요투과最要透過’의 원문을 대체한 것인데

             뚜렷한 의도가 발견되지는 않는다. 다만 ‘최위最爲’가 불경의 관용적 표
             현이라는 점, 또 ‘최요투과最要透過’의 구어체 표현을 다듬어 문언문으로

             바꾸고자 했던 점 등이 그 이유가 아닐까 짐작된다.



                【13-20】  ①[謂]正悟者는 如久暗遇明하며 大夢俄覺하야 一了一切
                了 하야 更無纖毫憎愛取捨之習이 滯于胷中이니라

                若②[見]有纖毫라도 情習이 未盡하면 卽是悟心不圓而然也라 或
                悟心③[心悟]不圓이면 須是掃其未圓之跡이니 別立生涯하야 以期

                大徹이 可也니라 ④[其]或謂悟心이 未盡이어든 以履踐盡之라하니
                如抱薪救火⑤[焚]하야 益其熾⑥[矣]로다




                                                            제13장 해오점수 ·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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