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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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정로  다만 법성을 명견明見하면 대열반에 주住하느니라.

                일체 만법에 진심眞心의 자성을 명견明見하면 즉시 여실如實한 구경각
                이며 즉시 돈연頓然히 성불함이니라.



                현대어역  법성을 보기만 하면 대열반에 머물게[깨닫게] 된다.

                모든 현상에서 마음의 자성을 보면 그것이 바로 실상에 합치되는 깨
                달음이며 바로 그 즉시 부처가 되는 도리이다.



             [해설]  선종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견성이란 무엇인가? 견성

             에 대한 논의를 하려면 견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성철스님은 견성에 대해 정의한 여러 문장을 인용한다. 앞의 인

             용문에 의하면 6조스님은 자성을 보는 일을 견성이라 했고, 『종경록』에
             서는 불성을 보는 일, 진여자성을 보는 일, 마음의 본성을 보는 일을

             견성이라 했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다시 법성을 보는 일을 견성이라 하
             고 있다. 요컨대 자성, 불성, 진여자성, 법성은 표현만 다를 뿐 동일한

             무엇을 가리키는 어휘인 것이다. 각각의 자신에게 있다는 측면에서 보
             면 자성이 되고, 부처를 찾는 입장에서 보면 불성이 되며, 만사만물과

             다양한 현상을 상대하는 입장에서 보면 법성이 된다.
                문제는 그것을 자성이라 하든, 불성이라 하든, 법성이라 하든 볼 수

             있는 실체가 따로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모든 사물들과 현상들은 이 마
             음의 투영일 뿐이다. 그리하여 만약 일체의 괴로움과 즐거움, 선과 악

             이 있는 그대로 한마음의 일임을 확인하게 된다면 그는 곧장 모든 것이
             여여한 열반의 세계에 노닐게 될 것이다. 마니주는 붉은색을 만나면 붉

             게 되고, 푸른색을 만나면 푸르게 된다. 자기를 고집하지 않고 오는 대
             로 비추는 이 마니주야말로 법성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된다. 만 가지




                                                             제1장 견성즉불 ·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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