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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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다른 저것이 있는 그대로 한마음임을 알면 어떤 일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법성을 보는 일이 곧 대열반의 세계
            에 노니는 일이 되는 것이다.

               ①과 같이 ‘대열반을 깨닫게(證) 된다’를 ‘대열반에 머물게(住) 된다’로
            바꾸었다. 대열반은 깨닫는 경계이기도 하고, 머무는 세계이기도 하다.

            성철스님의 견성즉불론은 견성하여 열반계의 주민이 되면 다시는 부처
            로서의 신분이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머문다는 말로

            표현을 바꾼 것이다.



               【1-18】  諸佛境界는 廣大無邊하야 非情識所知요 唯見性하야사
               能了 니라



               선문정로  제불의 경계는 광대무변하여 3세6추의 정식情識으로써는

               부지不知하고, 오직 견성하여야만 능히 요달了達하느니라.



               현대어역  부처의 경계는 넓고 커서 끝이 없다. 마음이나 생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견성을 통해서만 밝게 알 수 있다.



            [해설]  부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달았다. 그렇지만 아뇩다라

            삼먁삼보리, 즉 무상정등각이라고 할 어떤 실체가 따로 있지 않다. 모
            든 현상과 원리를 남김없이 깨달았다고 하지만 그 깨달은 마음이라고

            할 어떤 실체가 따로 있지 않다. 자아와 대상의 경계가 사라져 오로지
            넓고 큰 하나의 앎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넓고 큼’ 그 자체가 부처의

            경계인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의 마음이나 생각은 자아와 대상, 선과
            악, 행복과 불행 등의 방식으로 나누기를 끝없이 반복하는 현장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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