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정독 선문정로
P. 71
체이다. 그런 점에서 부처의 경계와 분별적 생각은 하나가 사라져야 하
나가 드러나는 상반된 영역이다. 중생의 분별적 생애를 중단해야 대원
각의 부처경계에 들어가게 된다는 말이다. 부처의 경계를 보는 유일한
지점인 견성은 최후의 미세한 분별까지 내려놓은 궁극적 사건의 현장
인 것이다.
성철스님은 10지와 등각도 최후의 미세한 분별이 남아 있으므로 부
처의 경계를 까마득히 모른다는 말로 견성의 절대성을 강조한다.
【1-19】 親到諸法無疑之處는 悟心方知요 頓照萬境無相之門은
見性方了 니 斯乃如來行處요 大覺所知니라
선문정로 제법에 의혹이 없는 심현처深玄處에 친히 도달함은 자심自心
을 철오徹悟하여야 바야흐로 명지明知요, 만경萬境에 형상이 없는 절
묘문絶妙門을 돈연頓然 ①남조鑑照함은 본성을 통견洞見하여야 바야흐
로 요달了達하나니 이는 여래의 행처行處요 대각大覺의 소지所知니라.
현대어역 모든 법에 의혹이 없는 자리는 마음을 깨달아야 비로소 알
수 있다. 모든 경계에 차별적 모양이 없음을 당장 비춰보는 길은 견
성을 해야 비로소 분명해진다. 이것이 바로 여래가 가는 자리이고 대
각이 아는 일이다.
[해설] 여래의 경계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다. 일체가 평등한 자리, 모
든 일로 법륜을 굴리는 경계, 항복시킬 수 없는 경계,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고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차원, 차별 없는 해탈지혜의 차원, 헤
아릴 수 없는 삼매의 경계 등이 그것이다.
제1장 견성즉불 ·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