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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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종경록』의 문답장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부처님이나 조사의

             가르침에 의하면 마음만 있으면 모두 성불할 수 있다고 했는데 왜 지금
             의 중생들은 성불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의 일환이다.

                성불의 필수 조건은 우리가 이미 완전한 본래 깨달음을 갖추고 있다
             는 사실에 대한 충분한 믿음과 철저한 체험이다. 중생들이 성불하지 못

             하는 것은 그 믿음이 충분하지 못하고 체험이 철저하지 못하기 때문이
             다. 그러므로 청정한 마음의 바탕이 부처를 탄생시킨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 자리에 도달해야 한다. 바람직한 수행자의 마음은 비옥한
             밭이 좋은 곡식을 낸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좋은 농사꾼과 같다.

             모든 부처가 이 청정한 마음의 바탕을 믿었기 때문에 부처가 되었고,
             모든 조사가 이 성품을 밝게 보았기 때문에 조사가 되었다.

                이 문장은 역대 선문의 조사나 종사들은 견성하여 그 자리에 올랐
             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인용되었다. 이를 통해 견성하지 않으면 선문

             의 계승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①과 같이 ‘무유無有’를 ‘무無’로 바꾸었다. 한문 표현의 관례를 따른

             것일 뿐, 뜻의 차이는 없다.
                ②의 ‘이 성품(此性)’의 지시사 ‘차此’ 자를 생략하였다. 앞에서 본래 깨

             달음, 청정한 마음 바탕(淨心地)이 부처를 키우는 밭이므로 수행자는 이
             곳에서 수행이라는 농사를 짓는다는 도리를 설했다. ‘차此’는 이러한 설

             법의 전후 맥락을 잇는 역할을 한다. 성철스님은 이것을 생략하여 인용
             문을 독립시키고자 한 것이다.



                【1-21】  得旨하면 卽入祖位라 誰論頓漸之門이며 見性하면 現證圓

                通이라 豈標前後之位리오






                                                             제1장 견성즉불 ·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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