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8 - 정독 선문정로
P. 718
며,] 불성을 보았다고도 하고, 법신을 드러내어 여덟 가지 모양으로
부처가 된다고도 한다.
[해설] 견성은 선종의 표지어에 해당하지만 여러 경전에서도 그 용례
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성철스님이 지적한 것처럼 각 경전에 따
라 견성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 초주 견성설(화엄, 천태), 초지 견성설(유
식), 10지 미견성설(『기신론』) 등이 그 대표적인 경우가 될 것이다.
예문은 『마하지관』의 원교 지위설에서 가져온 것으로서 견성이 10주
의 초주에서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천태스님은 이 42위의 지위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논의를 전개하면서 가장 먼
저 10신 이전인 외범위外凡位에 속하는 다섯 지위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
본다. 10신 이전의 자리만 해도 철저한 발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천태스님은 범부위에서의 승급도 이처럼 어려운데 구경의 묘각에 이르
는 길은 얼마나 어렵고 먼 길이겠느냐. 그러므로 이 길을 가는 데 있어
서 함부로 넘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 점을
보여주기 위해 지위점차에 대해 설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성철스님은
선문의 견성이 원교의 묘각에 해당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 문장
을 인용하였다.
두 번째 인용문도 『마하지관』에서 가져온 것으로서 여기에서 말하는
동륜위銅輪位는 10주를 가리킨다. 동륜위인 10주의 초주에 올라가 견
성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무생법인의 증득과 견성, 성불이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10주 견성의 문장이 이렇게도 표현된다는 것을 보
여주기 위해 인용되었다.
①의 『화엄경』 문구가 생략되었다. 본래 이 구절은 “일체의 법이 바
로 진실한 자성임을 아는 일이고, 지혜의 부처님 몸을 이미 갖추고 있
718 · 정독精讀 선문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