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1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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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같고, 대자재천왕의 세 눈과 같아 백 개의 세계에 몸을 드러내

                어] 여덟 가지 모습으로 도를 성취하여 뭇 중생들을 널리 구제한다.
                『화엄경』에 말하기를, “처음 발심할 때에 무상정등각을 바로 성취한

                다.”고 했고, [“일체의 법이 바로 진실한 자성임을 아는 일이고, 지혜
                의 부처님 몸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것이라 다른 무엇을 깨닫는 것이

                아니다.”고 했으며, “청정하며 미묘한 법신이 맑고 맑아 모든 것에상
                응한다.”고 했다.] 해석하자면 초발심이라는 것은 초주의 이름이고,

                무상정등각을 바로 성취한다는 것은 여덟 가지 모습을 보여주며 도
                를 성취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깨닫는 결과이다. 이 원

                교의 진정한 원인(眞因)을 가지고 묘각을 성취했다고 말한다면 큰 오
                류라 하겠다.



             [해설]  고려 제관스님의 『천태사교의』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천태사
             교의』는 방대한 천태교의를 1권으로 요약한 책으로서 이후 많은 불교

             수행자와 학자들의 애독서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중국 불교의 제1입문
             서로 전해 오고 있다. 어떻게 고려 스님의 천태교학이 중국 불교의 중

             심이 되었던 것일까? 이런 사연이 있었다.
                당 말 오월국의 충의왕忠懿王 전홍숙錢弘俶은 불교 경전의 실천과 연

             구에 깊은 흥미를 갖고 있었다. 어느 날 『선종영가집』에 “네 가지 머묾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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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착(四住) 을 제거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 지위가 동등하지만 무명



              414   원교 6즉불六卽佛의 네 번째 지위인 상사즉불相似卽佛은 원교 10신으로서 내범
                 위内凡位에 해당하는데, 1종의 견혹見惑과 3종의 사혹思惑을 합한 네 가지 미혹
                 을 멸진한다. 그래서 견사혹을 끊는 일을 네 가지 머묾과 집착(四住)을 끊는다고
                 표현했다. 『教觀綱宗』(T46, p.941b), “相似卽佛者, 十信內凡位也(名與別十信同, 而
                 義大異). 初信任運, 先斷見惑, 證位不退, 與別初住, 通見地, 藏初果齊. 二心至七
                 心, 任運斷思惑盡, 與別七住, 通已辦, 藏四果齊, 而復大勝. 故永嘉云, 同除四住,



                                                            제14장 분파분증 ·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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