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6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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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원교의 부처상이다.


            [해설]  10주, 10행, 10회향, 10지를 거치며 전체 41품의 무명을 끊고

            등각에 이른 뒤 마지막 남은 1품의 무명을 끊어 묘각의 지위에 오르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천태스님 스스로 10주 초주의 견성은 씨앗(眞因)

            일 뿐이므로 결과로서의 구경묘각과 혼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인용한 문장이다.

               성철스님은 분파분증의 장에서 통교와 별교는 물론이고 최고의 원
            교로 인정받는 천태, 화엄의 지위설과 깨달음에 대한 규정이 각각 다르

            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다르다면 어떤 하나의 옳은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기신론』에 의거하여 견성이 구경각과 동의어임을 논증하

            고자 한다. 논리 전개가 이러한 노선을 따르다 보니 우선 천태의 지위
            설을 비판하기 위한 인용이 계속되는 것이다.

               위에 인용된 바, 묘각으로의 진입을 묘사한 문장 중 ①의 ‘일품(一品)’
            을 생략하여 ‘1품 미세무명’을 ‘미세무명’으로 표현하였다. 미세무명은

            마지막 최후의 번뇌이다. 성철스님은 최후의 미세무명이 등각에 이르기
            까지의 41품 번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1품’이라

            는 말을 생략하였다. 또한 원문과 같이 ‘1품’이라는 말을 붙이면 그 뒤
            에 또 다른 ‘1품’에 해당하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선입견이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생략한 것이기도 하다.
               ②에서 ‘말하다’는 뜻의 ‘위謂’ 자가 추가되었는데 특별한 이유는 발견

            되지 않는다. 번역문에도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편집 과정에서 잘못
            들어간 글자로 보이므로 삭제되어야 한다.

               ③의 ‘허공을 앉는 자리로 삼는다(以虛空爲座)’는 구절이 생략되었다.
            부처의 본체는 따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깨달음은 색신의 허공적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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