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4 - 정독 선문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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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라는 점을 알았다고 하여 실체로 부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

            므로 부처라는 진짜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어떤 특별한 경계에도 마음
            을 뺏기는 일 없이 불이중도의 실천에 매진할 뿐인 삶, 이것이 성철스님

            이 제안하는 수행과 깨달음의 길인 것이다. 인용문에 표시한 것처럼 추
            가와 생략이 행해졌다.

               ①과 같이 ‘~이라 한다(謂)’에 ‘소所’ 자를 추가하여 ‘이른바(所謂)’로 바
            꾸었다. 해탈, 반야, 법신이라는 덕이 열반의 세 가지 덕으로 불리고 있

            다는 점을 고려한 표현이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깨달음의 덕은 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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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로 셀 수 없지만 ‘이 세 가지를 들어 전체를 대신한다’는 설명 도 있
            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②에서는 깨달음의 세 가지의 덕을 형상적 비유로 설명하는 구절을

            생략하였다. 현대어역에 보이는 것처럼 ‘이 세 가지의 덕은 세로나 가로
            로 나란하지 않아 범어 이(∴) 자의 세 점과 같고, 대자재천왕의 세 눈

            과 같아 백 개의 세계에 몸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성철스님은 깨달음에
            대한 비유가 불필요한 추측이나 이해를 불러일으켜 지해를 증장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입장에 있다. 생략의 이유이다.
               ③은 『화엄경』에서 ‘경經’ 자를 생략하였다. 뜻에는 전혀 변화가 없지

            만 번역문에 『화엄경』으로 되어 있으므로 복원하는 것이 합당하다.
               ④의 『화엄경』의 인용 구절이 생략되었다. 인용 목적에 어울리지 않

            으므로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초발심에 무상정등각을 성취한다는
            말은 이치적 측면과 실천적 측면에서 두 의미로 해석된다. 성철스님이

            생략한 부분은 초발심에 무상정등각을 성취하는 인과불이의 차원을 설




                『
             417   四教儀註彙補輔宏記』(X57, p.940a), “而今文明初住證一分三德, 乃舉要攝諸也.
                大經疏云, 果地衆德, 但言三者, 蓋舉略該諸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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